‘대장금’ 표절 의혹 불거진 中드라마…중국 “韓 또 트집 잡아”
관리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706/114314646/2 (126)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7-06 11:24업데이트 2022-07-06 14:18

전문가 “유교 문화권 복식 규정화돼 비슷”
“여성 복식은 고려양…앞치마는 대장금 참고한 듯”
“조선시대 궁중복식, 문화소유 주장 의미無”

중국 드라마 ‘진수기’ 포스터.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중국 드라마 ‘진수기’가 ‘대장금’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늦게 불거졌다. 여주인공이 천하제일 요리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황궁으로 들어가 뛰어난 요리 솜씨로 태자의 사랑을 받고 성공한다는 내용을 두고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2003년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들이 모인 국내 한 커뮤니티에서는 ‘진수기’ 속 의상을 두고 ‘한복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찌감치 흘러나왔다. 지난 5월 올라온 이 게시물에는 “고려, 여말선초 의복 같다” “포스터만 보고 한국 드라마인 줄 알았다” 등 우리 전통의상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중국 전통음식을 모티브로 했다는 설명과 달리 여주인공은 삼겹살을 구워 쌈채소에 싸 먹기도 했다.

올해 초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이른바 ‘문화 공정’ 사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누리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대체 몇 번째냐” “전세계에 서비스되는 OTT 플랫폼을 통해 방영되는 만큼 우리나라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상황” 등 우려를 내비쳤다.

중국은 국내에서 이러한 논란이 불거진 것을 의식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 누리꾼들이 또 트집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환구망에 “조선시대 관복은 중국 명나라 의복을 거의 모방한 것과 같다”면서 “최근 한국과 중국의 문화 분쟁은 한국의 일부 청년들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명나라 복식은 맞지만…”

중국 드라마 ‘진수기’ 포스터(위)·MBC 드라마 ‘대장금’의 한 장면.

그렇다면 한국궁중복식 전문가는 ‘진수기’ 속 의상에 대해 어떠한 의견일까.

박민재 한국궁중복식연구원 학예연구실장 겸 성균관대 의상학과 겸임교수는 동아닷컴에 “(드라마 속 궁중 의례복은) 명나라 초기 복식이 맞다”면서도 “다만 여성들의 복식은 고려양(고려여성 복식스타일)”이라고 했다. 명나라 때 입었던 복식은 맞지만, 그 원류는 원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초기까지 유행한 ‘고려의 전통복식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또 포스터 속 궁중 요리사들의 앞치마는 ‘대장금’을 상당 부분 참고한 것 같다는 의견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조선시대 궁중 의례복은 송·당나라 때 만들어진 유교 복식과 유사하다. 그는 “유교 문화를 받아들인 우리나라·중국·베트남 등은 관복이 다 비슷하다. 품이 좁거나 소매 폭 차이 등이 있지만 기본적인 양식은 규정화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쉽게 말해 ‘유니폼’과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니폼을 받아들여서 똑같이 입은 것이지 속국이라거나 영향을 받았다는 (중국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박 교수는 재차 “그걸(규정화된 복식) 빌미로 우리나라 전통 복식 전체가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복이나 의례용 복식만 명나라 복식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이지, 명나라가 망한 뒤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조선 자체 스타일로 변형시켰다”고 했다. 치마-저고리-두루마기 등이 기본인 우리나라 전통 한복까지 패션쇼를 통해 문화 공정을 시도하는 것은 잘못된 행태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우리나라 한복에 대한 역사왜곡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의례(궁중복식)를 무조건 우리나라 전통복식이라고 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토착화되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복식도 맞지만, 그 원류를 두고 서로 문화소유를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문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